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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서 해 줄 단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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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807회 작성일 22-04-2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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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서 해 줄 단 세 가지

 

미래에서 온 내 아이 안에는 이미

그 모든 씨앗들이 심겨져 있을 것이기에

내가 부모로서 해 줄 것은 단 세 가지였다.

 

첫째는 내 아이가 자연의 대지를 딛고

동물들과 마음껏 뛰놀고 맘껏 잠자고 맘껏 해보며

그 속에서 고유한 자기 개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유로운 공기 속에 놓아두는 일이다.

    

둘째는

'안 되는 건 안 된다'를 새겨주는 일이다.

 

살생을 해서는 안 되고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 되고

물자를 낭비해서는 안 되고

거짓에 침묵 동조해서는 안 된다

안 되는 건 안 된다!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일이다.

 

셋째는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자기 앞가림을 자기 스스로 해나가는 습관과

채식 위주로 뭐든 잘 먹고 많이 걷는 몸 생활과

늘 정돈된 몸가짐으로 예의를 지키는 습관과

아름다움을 가려보고 감동할 줄 아는 능력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홀로 고요히 머무는 습관과

우애와 환대로 많이 웃는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그러니 내 아이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유일한 것은

내가 먼저 잘 사는 것, 내 삶을 똑바로 사는 것이었다.

유일한 자신의 삶조차 자기답게 살아가지 못한 자가

미래에서 온 아이의 삶을 함부로 손대려 하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된 월권행위이기에

 

나는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자 안달하기 보다

먼저 한 사람의 좋은 벗이 되고

닮고 싶은 인생의 선배가 되고

행여 내가 후진 존재가 되지 않도록

아이에게 끊임없이 배워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저 내 아이를

'믿음의 침묵'으로 지켜보면서

이 지구별 위를 잠시 동행하는 것이다.

- 박노해 시집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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