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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이 어머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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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2,470회 작성일 12-11-1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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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민이 어머님.
정민이 검정고시 담당 선생입니다.
입동이 지나 그새 겨울의 자락으로 들어선 요즘 건강히 지내시는지요.
오늘 지리산은 바람이 심하게 불지만 햇살은 따뜻한 날입니다.

주말이 지나고 오늘 어머님의 글을 뒤늦게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답장이 늦어져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전합니다.

먼저 정민이는 휴가를 다녀오기전 보다 훨씬 편안하고 안정적인 것 같습니다. 어머니를 뵙고 오고, 바깥공기도 흠뻑 느꼈던 것들이 좋은 기운을 불어다 준 것 같습니다. 정민이가 조금 더 편해졌다는 것 만으로도너무나 감사한 일이고, 누구보다 정민이에게 좋은 일이라 믿습니다. 아이가 이 곳에서 마음을 키워갈 수 있도록 보다 더 많이 아이를 바라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정민이는 학과 공부 이외에 '나만의 포트폴리오' 만들기를 하고 있습니다. 보고 싶다던 패션잡지 중에서 괜찮은 구성, 내용의 잡지를 4권 선택하여 꼼꼼히 읽고 있는 중입니다. 읽고 난다음에는 스크랩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중간 중간 옆에서 살펴보며 도움이 될 만한 일들을 더욱 찾아보겠습니다. 무엇이든 좋아하는 것, 간절히 원하는 것을 할때 우리 아이들은 집중하고 즐거워합니다. 정민이 역시도 그러한 것 같습니다. 정민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이 모습을 어머님이 보시면 얼마나 기뻐하실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민이의 안정된 마음은 학과공부나 평소 생활로 바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수업을 할때도 평소보다 덜 힘들어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워낙, 집중을 하면 빠른 속도로 자기 몫을 해내는 아이인지라 지금의 마음상태를 잘 유지하고 다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 인것 같습니다.

저는 선생으로써 정민이에게 많은 경험과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 어쩌면 '욕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아이가 어떤 것을 해내어주었으면 하는 것 보다는 높은 곳을 자꾸 바라보려는 마음을 가지길 기대합니다. 사실 제가 해줄 수 있는 것들은 너무나 미약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정민이가 자신의 생각이 존중받고 기대를 느낄 수 있도록 마음을 봐 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습적인 도움 보다도 그것이 아이를 더욱 바르게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매일매일 몸과 마음이 커가는 정민이의 모습을 멀리서나 전하며 어머님의 마음도 아이에게 조심스레 전하겠습니다. 비록 떨어져 있지만 애틋한 그 마음이 진심으로 다가가리라 믿습니다. 그 마음의 1퍼센트도 미치지 못하겠지만.. 저 역시 정민이를 애틋이, 귀하게 여기며 더 많이 아끼겠습니다. 조만간 다시금 새로운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추신: 검정고시를 위해 주소이전을 하시지는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확인후 혹여 변동사항이 있다면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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